92세 할머니, 대학 졸업장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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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긍정/재미 EEO 뉴스 편집팀 · · 👁 166

92세 할머니, 대학 졸업장 받다

92-Year-Old Grandmother Earns College Degree in South Korea

지난 2월, 박순이 씨가 대구 계명대학교 무대를 가로질러 졸업장을 받으러 나섰을 때, 객석의 청중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거의 2분간 기립박수를 보냈다. 올해 92세인 박 씨는 8년간의 헌신적인 학업 끝에 국문학 학사 학위를 취득하며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나이 많은 대학 졸업생 중 한 명이 되었다. 국내 여러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진 그녀의 이야기는 평생 학습의 의미와 나이에 상관없이 꿈을 좇는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전국적인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박 씨는 1933년 일제강점기 시절 경상도의 작은 농촌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 시대의 많은 한국 여자아이들이 그랬듯, 그녀도 학교에 다닐 기회를 얻지 못했다. 가난과 식민지 지배의 혼란 속에서 허덕이던 가족은 오빠들을 학교에 보냈고, 그녀는 집에 남아 집안일을 돕고 작은 논을 돌봐야 했다. "오빠들이 매일 아침 책가방을 메고 학교에 가는 모습을 지켜봤어요." 박 씨는 졸업 직후 코리아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문 앞에 서서 오빠들이 길 아래로 사라질 때까지 바라봤죠. 언젠가 나도 꼭 책가방을 들고 다니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했어요." 그 약속은 전쟁과 고난, 그리고 한국의 급격한 산업화 시대에 가족을 부양하는 세월을 지나면서도 그녀의 마음속에 살아 있었다.

박 씨의 교육 여정은 그녀가 68세가 되던 2001년, 대구의 한 주민센터 문해교육 프로그램에 등록하면서 시작되었다. 정규 교육을 전혀 받아본 적이 없었던 그녀는 먼저 한글을 읽고 쓰는 법부터 배워야 했는데, 이 과정을 그녀는 훗날 겸허하면서도 짜릿한 경험이었다고 표현했다. 3년이 채 지나지 않아 그녀는 기초 문해 능력을 갖추었을 뿐 아니라 한국 시와 고전 문학에 대한 깊은 열정도 키워갔다. 이후 대한민국 대안교육 제도를 통해 초등·중학교 학력 인정 자격을 취득했고, 2012년 79세의 나이에 고등학교 졸업장까지 손에 넣었다. 그녀의 학업 성취가 워낙 뛰어났기에 담당 교사들은 대학 진학을 권유했지만, 박 씨는 처음에는 그 말이 터무니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농담하시는 줄 알았어요." 그녀는 웃으며 회상했다. "할머니가 대학 강의실에 앉아 있다고요? 제가 교수님들보다 나이가 많을 텐데요."

92세 할머니, 대학 졸업장 받다
Photo by Ekaterina Shakharova on Unsplash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씨는 2017년, 84세의 나이에 계명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지원해 합격했다. 대학 생활로의 전환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빠른 강의 속도, 방대한 필독서 목록, 그리고 현대 교육이 요구하는 낯선 기술들이 그녀를 힘들게 했다. 컴퓨터를 한 번도 써본 적이 없었던 터라 대학 온라인 학습 포털은 특히나 두려운 존재였다. 하지만 20대 초반의 젊은 동기들이 금세 그녀 곁에서 힘이 되어주었다. 그들은 디지털 시스템 사용법을 가르쳐주고, 그녀의 일정에 맞춘 스터디 그룹을 만들었으며, 다정하게 "할머니"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한 번도 불평하거나 핑계를 대신 적이 없었어요." 동기 최유나(24) 씨가 말했다. "오히려 저희가 아무것도 불평할 자격이 없다는 걸 느끼게 해주셨죠. 항상 가장 먼저 오시고 가장 늦게 떠나셨으니까요."

박 씨의 끈기는 학위 이상의 것을 그녀에게 가져다주었다. 저명한 한국 시인 고은의 작품에 나타난 강인함과 모성적 희생이라는 주제를 분석한 40페이지 분량의 졸업 논문은 졸업반 전체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논문 지도를 맡은 임재호 교수는 그녀의 논문을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학문적 엄밀함을 동시에 갖춘 작품"이라고 평했다. 그는 박 씨의 삶의 경험이 문학에 대한 독보적인 시각을 제공해 강의실 토론을 모두에게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조선 시대에 쓰인 시를 자신이 직접 겪은 한국전쟁의 기억과 연결하는 그 명료함과 감정적 깊이는 어떤 교과서도 흉내 낼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임 교수가 말했다. "그분은 우리가 왜 인문학을 공부하는지, 즉 단순히 텍스트를 분석하는 것을 넘어 인간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에게 일깨워주었습니다."

박 씨의 이야기는 한국이 급속한 고령화 사회의 파장을 맞닥뜨리고 있는 시점에 등장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024년에 19퍼센트를 넘어섰으며 2050년에는 40퍼센트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되는 사회 중 하나가 되었다. 전문가들은 박 씨와 같은 사례가 고령 시민을 위한 교육 기회를 더욱 넓혀야 할 필요성을 잘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서울대학교에서 고령화와 사회정책을 연구하는 사회학자 윤서진 박사는 평생 학습 프로그램이 단순한 개인의 자기계발 차원을 넘어선다고 말했다. "노인 교육은 인지 건강, 사회적 유대감, 전반적인 삶의 질에 측정 가능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옵니다." 윤 박사가 설명했다.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국가들은 그렇지 않은 국가들보다 훨씬 나은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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