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 월요일, 수백만 명이 거리와 공원, 수로로 쏟아져 나오면서 네덜란드가 화려한 주황빛으로 물들었습니다. 네덜란드 최대의 국경일인 왕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입니다. 밝은 깃발로 장식된 배들이 암스테르담 운하를 따라 유유히 흘러가는 가운데, 주황색 모자와 가발을 쓰고 볼에 줄무늬와 별 모양의 페이스 페인트를 칠한 군중들이 야외 무대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에 맞춰 춤을 췄습니다.
현지에서 '코닝스다흐'로 불리는 왕의 날은 매년 4월 27일로, 1967년 그날에 태어난 빌럼-알렉산더 국왕의 생일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올해는 월요일에 해당해, 수도를 비롯해 작은 마을 광장에 이르기까지 전국 곳곳이 긴 주말 내내 축제 분위기로 넘쳤습니다.
이날의 상징색인 주황색은 수백 년간 네덜란드의 정체성을 형성해 온 왕실 가문, 오라녜-나사우 가문에서 비롯됩니다. 4월 27일이면 주황색은 단순한 색깔을 넘어 국민의 옷이 됩니다. 아이들은 볼에 주황색 페인트를 칠하고, 어른들은 화려한 가발을 씁니다. 반려동물조차 어울리는 스카프나 리본을 두르고 등장해, 평범한 인도를 따뜻한 색의 물결로 바꿔놓습니다.
이날 가장 사랑받는 전통 중 하나는 '프레이마르트', 즉 '자유 시장'입니다. 일 년에 이 하루만큼은 누구든 허가 없이, 부가가치세도 내지 않고 길거리에서 중고 물건을 팔 수 있습니다. 가족들은 인도 위에 담요를 깔고, 아이들은 낡은 장난감을 몇 푼에 팔고, 이웃들은 책과 옷, 생활용품을 교환합니다. 프레이마르트는 거리 전체를 광활한 야외 벼룩시장으로 탈바꿈시키고, 그곳에서 낯선 사람들이 하루 종일 이야기를 나누고 흥정하며 웃음을 나눕니다.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은 암스테르담입니다. 유명한 운하는 장식된 배들로 가득 찹니다. 작은 파티가 벌어지는 배가 있는가 하면, 강력한 음향 시스템과 댄서들로 떠들썩한 배도 있습니다. 도심 광장에서는 하루 종일 콘서트와 DJ 공연이 이어지고, 음식 노점에서는 네덜란드 전통 음식과 세계 각국의 간식을 판매합니다. 유럽 각지와 그 너머에서 온 관광객들이 이 하루만을 위해 방문 일정을 잡는 경우가 많으며, 여행사들은 암스테르담 중심부의 호텔 방이 몇 달 전에 이미 매진된다고 전합니다.
축제에서 음식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오란예비터르'로, 어른들이 작은 잔에 따라 마시는 전통 주황 맛 리큐어입니다. 두 번째는 크림 필링이 들어간 층층이 쌓인 페이스트리 '톰푸스'입니다. 톰푸스는 평소에는 분홍색이나 흰색 아이싱을 올리지만, 전국의 제과점들이 왕의 날에만 밝은 주황색 아이싱으로 바꿔 단 하루만을 위한 먹을 수 있는 축제의 상징으로 만듭니다.
네덜란드 왕실도 공식 행사에 참여합니다. 매년 빌럼-알렉산더 국왕은 가족과 함께 네덜란드의 다른 도시를 방문해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공연을 관람하며, 지역 전통에 함께 참여합니다. 개최 도시는 매년 바뀌어, 소도시들도 국왕을 맞이하고 자신들만의 문화와 음식, 역사를 전국에 알릴 기회를 얻습니다.
이 공휴일은 유서 깊은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1885년 어린 빌헬미나 공주를 기리는 '공주의 날'로 시작되었습니다. 빌헬미나가 성장해 여왕이 되면서 축제는 '여왕의 날', 즉 '코닝인네다흐'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2013년 베아트릭스 여왕이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면서 다시 한번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2014년에 공식적으로 '왕의 날'이 되었고, 날짜도 새 국왕의 생일에 맞춰 4월 27일로 바뀌었습니다.
이날 네덜란드 도시 곳곳은 음악으로 가득 찹니다. 야외 콘서트는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고, 광장에 설치된 DJ 무대는 춤추는 인파로 빽빽이 들어찹니다. 거리 공연가, 학교 밴드, 아마추어 가수들도 함께 참여해 팝과 댄스, 그리고 가족들이 세대를 넘어 함께 불러온 네덜란드 전통 민요가 어우러진 풍성한 음악을 하루 종일 선사합니다.
관계자들은 이 공휴일이 다른 어떤 행사보다도 지역 공동체를 하나로 묶어준다고 말합니다. 관광 당국에 따르면 매년 전국적으로 수백만 명이 참여하며, 암스테르담 한 곳에만도 엄청난 인파가 운하를 따라 몰려든다고 합니다.
한국의 어린이날이나 추석 같은 공휴일에 익숙한 한국 방문객들이라면, 킹스데이의 규모와 개방성이 정말 인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어요. 많은 공휴일들이 집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데 중심을 두지만, 이 날은 거의 모든 사람을 야외로 몰아냅니다. 낯선 사람들끼리 음식을 나누고, 같은 노래를 함께 부르며, 저녁 늦게까지 운하 기슭이나 풀밭 공원에 어깨를 맞대고 앉아있습니다.
암스테르담 위로 해가 질 때도 파티는 계속됐어요. 배들은 운하를 따라 계속 움직였고, 불빛이 물에 반짝였습니다. 음악이 좁은 거리들을 흘러나왔고, 주황색 인파는 가족들이 프리마르크트에서 건진 물품으로 팔을 가득 채우고 집으로 떠나면서 천천히 흩어졌습니다. 다음 4월 27일까지 네덜란드는 조용해질 거고요. 하지만 그 날의 색채와 따뜻함의 기억은, 주민들이 말하듯이, 주황색이 사라진 후에도 오래 남아있다고 합니다.
💡 알아두면 좋은 배경 지식
- King's Day (Koningsdag) is celebrated annually on April 27 in the Netherlands
- April 27, 2026 fell on a Monday
- The holiday celebrates the birthday of King Willem-Alexander
- King Willem-Alexander was born on April 27, 1967
- He became king in 2013 after his mother Queen Beatrix abdicated
- The holiday was renamed from Queen's Day (Koninginnedag) to King's Day in 2014
- The original holiday started in 1885 as Princess's Day for Princess Wilhelmina
- The national color is orange, from the royal House of Orange-Nassau
- People wear orange clothing, hats, wigs, and face paint
- Cities across the Netherlands hold street markets called 'vrijmarkt' (free market)
- On vrijmarkt day, anyone can sell used items on the street without a permit or tax
- Amsterdam's canals fill with decorated boats for canal parties
- Outdoor concerts and DJ performances take place in city squares
- The capital city Amsterdam is the most popular destination for celebrations
- Traditional Dutch foods served include 'oranjebitter' (orange liqueur) and 'tompouce' pastries with orange icing
- The Dutch royal family typically visits a different Dutch city each year for official celebrations
- Millions of people participate across the country each year